영화 시동 줄거리
‘시동’은 어른이 되기 싫은 청춘들이 세상과 부딪히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 린 성장 드라마입니다. 무기력한 일상에 지친 고등학생 고택일은 엄마의 간섭이 버겁기만 합니다. 학교도 가정 도 버거운 그는 결국 가출을 감행하고, 우연히 찾은 중국집 ‘장풍반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무뚝뚝하지만 묘하게 따뜻한 거석이 형, 자유로운 분위기의 동료들, 그리고 뜻밖의 인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 택일의 오랜 친구 상필은 사채 조직에 몸을 담으며 빠르게 어른이 되려 하고, 이들 의 선택은 점차 갈림길을 향합니다. 영화는 가정과 사회, 친구와 일, 모든 관계 앞에서 갈등하는 청춘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삶에 ‘시동’을 거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냅니다.
등장인물 분석
고택일 (박정민)
반항적인 태도와 무심한 말투를 지닌 소년이지만, 그 속에는 외로움과 두려움이 자리합
니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처음으로 세상의 다양한 얼굴과 마주하게 되며,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서서히 배워나갑니다. 박정민은 택일의 엇나간 분노와 변화의 과정을 자
연스럽게 풀어냅니다.
우상필 (정해인)
택일의 소꿉친구로, 일찍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사채업에 발을 들인 인물입니다. 겉으로는
냉정하고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지만, 친구를 향한 미안함과 진심을 감추지 못합니다. 정
해인은 무표정한 얼굴 뒤에 감정을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상필의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합니다.
거석이 형 (마동석)
장풍반점의 배달부이자 주방장이며, 과거 폭력 조직에서 발을 뺀 인물입니다. 터프한 외
형과 달리 따뜻하고 유연한 시선을 지닌 그는, 택일에게 세상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어른으로 기능합니다. 마동석은 특유의 존재감과 안정감 있는 연기로 캐릭터에 유머와
깊이를 더합니다.
윤정혜 (염정아)
택일의 어머니로, 아들의 반항에 상처받으면서도 그를 놓지 않으려 애쓰는 인물입니다.
이름 없이 ‘택일 엄마’로만 불리지만, 영화 속 그녀의 존재감은 크고 묵직합니다. 염정아
는 현실적인 어머니상을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해 관객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소경주 (최성은)
택일이 장풍반점에서 만나는 알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동갑내기 여성입니다. 자유롭고 당
찬 태도를 지닌 그녀는 택일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촉매로 등장합니다. 최성은은
신선하고 개성 있는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관객 반응
‘시동’은 개봉 이후 젊은 관객층을 중심으로 잔잔한 공감과 입소문을 이끌었습니다. 현실적인 청춘의 감정선과 유쾌한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가볍게 웃고 나서 묵직한 여운 을 남긴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특히 웹툰 원작을 충실히 각색하면서도 영화만의 감성과 배우들의 개성이 잘 녹아들 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청소년기 특유의 불안정함과 반항, 우정과 거리감의 복잡한 감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졌 다는 점에서 “나도 한때 이랬다”는 공감이 많았고, 마동석이 맡은 거석이 형 캐릭터에 대 해서는 "이전과 다른 따뜻한 마동석"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다만 후반부 전개에서 일부는 인물 간 갈등 해소가 다소 단순화되었다는 아쉬움도 언급 했습니다.
평론가 반응
영화 평론가들은 ‘시동’을 전형적인 청춘 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담긴 작품으로 분석했습니다. 성장통을 코미디와 감동의 균형 속에서 풀어내면서도, 세상을 처 음 마주하는 청춘의 시선에 집중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습니다.
특히 거석이 형이라는 다소 만화적인 인물을 현실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은 영화의 재미와 독창성을 동시에 부여한 요소로 꼽혔습니다. 웹툰 특유의 톤을 살리되,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실제성 있는 메시지로 완성해냈다는 점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었으며, 무엇보다 인물 간의 관계가 단선적이지 않고 다층적으로 설계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부에서는 극의 중심 갈등이 다소 평면적이고 메시지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전 체적으로는 “쉽게 웃고 편하게 공감할 수 있는 청춘 영화”라는 공통된 의견이 많았습니 다.
총평
‘시동’은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영화입니다. 그 안에는 무모함, 두려움, 혼란, 그리고 약간의 희망이 공존하며, 인물들은 모두 불완전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합니 다.
이 작품은 청춘이라는 시기를 거창하게 그리지 않습니다. 대신 배달통을 메고, 장풍 반점의 뒷주방에서, 골목길과 스쿠터 위에서 조금씩 자신을 알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조 용한 성장의 과정을 그려냅니다.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고, 현실적이지만 따뜻한 이 영화는 지금 혼란스러운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멈춰 있는 것 같아도 언젠가는 다시 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극장을 나서며 삶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 다.